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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서평

[독서노트] 정세랑 - 시선으로부터 책 리뷰

ramdally 2021. 4. 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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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교사 안은영이라는 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나오면서 알게 된 정세랑 작가

보건교사 안은영 책을 보진 않았는데 상상력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만 하다가 유퀴즈 온더블럭에 나온 것을 보고 더 좋아졌다.

선함이 느껴지는 말투와 리액션이 보는 사람을 편하게 한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래서 그 뒤로 정세랑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었는데, 그 중 처음으로 읽은 것이 바로 이 '시선으로부터'다.

 

[줄거리]

 미술가이자 작가이며 시대를 앞서간 어른이었던 심시선. 그녀의 재혼으로 이루어진 가족 구성원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심시선이 머물렀던 하와이에서 제사를 지내기위해 떠나게 된다. 절대 자신의 제사를 지내지 말라며 신신당부했던 탓에 그동안은 그냥 넘어갔었지만, 10주년을 맞이하여 첫 째 딸이 조금 특별한 제사를 기획하고 가족들이 동참한다. 며칠 간 하와이에서 머무르며 여러 경험들을 하고 제사 당일 가장 행복한 경험을 제사상에 올리는 것이 미션이었다. 가족들은 심시선의 흔적과 추억을 떠올리며 하와이에서 각자 소중한 경험을 하고, 한 걸음씩 성장하게 된다.

 

[리뷰]

 시선으로부터에 심시선이라는 등장인물이 나올줄이야. '심시선'으로부터 뻗어나온 자식, 손녀손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인물이 꽤나 많이 나온다. 앞장에 가계도가 있는데 초반에는 계속 책을 들춰보며 '이 사람이 누구지?'하며 확인해봐야 했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같은 가족 드라마가 떠올랐다. 드라마는 그래도 배우 얼굴이 매치가 되어 금방 익숙해지는데, 글로만 파악하려니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튼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 사정이 있고, 성격도 다 달랐다.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심시선이라는 인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모두 그녀를 사랑했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현대 사회에서 갖게 되는 고민과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그 순간들에서 그녀가 사랑한 시선을 느끼고 떠올리며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우선 책을 읽으면서 하와이로 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너무 부러웠다. 제사가 목적이긴 하지만 이런 제사라면 100번도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하와이에서 찍은 브이로그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묘사로 나중에 하와이에 가면 팬케이크를 먹고, 춤을 배우고, 서핑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시선의 가족들이 하와이로 가기 전, 그리고 하와이에서 하는 행동과 생각들을 보고 있으니 그냥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중간 중간 기억에서 소환되고 인용된 심시선의 덤덤한 어투의 말들과 여전히 녹록지 않은 현실이 씁쓸하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을 보는 게 좋았다. 엄청 대단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얘기해주는 느낌이랄까.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시선으로부터.

1. 심시선이라는 존재로부터

2.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 한평생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심시선을 향한 시선

 - 사회에서 상처받고 고군분투하는 그 자식들을 향한 시선

3. 그리고 어느새 이들을 사랑을 담은 눈으로 보고있는 우리들의 시선

 

 “이 소설은 무엇보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 라는 작가의 말이 이해가 가면서도, 21세기도 여전히 현재 진행중인 '살아내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엄청난 깨달음이 있다거나 동화같은 결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책을 읽고나니 뭔가 한 발자국 내딘 느낌, 작은 씨앗이 움트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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